인천국제공항공사… 그게 아닐텐데요…?

2020. 6. 23. 19:40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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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결과 확인하러 병원 가는 지하철 안에서 뉴스를 보니 뜨겁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다양한 찬반 의견. 이게 사람에 따라 단순한 포퓰리즘 청책이나 꼬인 노동정책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볼 가능성이 높은데, 전 좀 다르게 봅니다. 3D로 보는건 아니고…

 경기도에서 줬던거 말고, 정부 재난지원금 받으셨던 분들은 신청할때 '기부하기' 항목이 있던걸 기억하실겁니다. 해당 메뉴를 통해 기부된 금액은 고용보험기금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청와대에서는 어느정도 기부로 회수되지 않겠냐 했다는데 0.5%에 그쳤다고 하죠. 기재부에서는 그걸 예상했으니 전부 다 주는 미친짓 하지 말고 선별해서 주자고 했던거구요.

 예, 그 고용보험기금, 그러니까 보통 실업급여로 알고계신 그 고용보험이 맞습니다. 그게 고갈 위기랍니다. 2010년부터 그런 소리가 꾸준히 나오긴 했는데 어찌어찌 버터곤 있었죠. 근데 코로나. 와! 거리에 넘치는 실업자! 넘쳐나는 수급대상! 하지만 조성된 고용보험기금은 쥐꼬리만하고…!

 이 시점에 공공기관/공기업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건, 그 많고 많은 공공기관/공기업중에서도 상징적인 의미가 큰 인천국제공항이 그 대상인건 고용보험 고갈에 대한 해결 의지 표명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거랑 고용보험이랑 무슨 상관인지 궁금하실 분 계실겁니다. 기존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은 공무원/직원이 하기 애매한 업무들에 대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가량 계약직을 채용하여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계약이 만료된 사람들은 바로 다른 자리에 취직되지 않는 이상 실업급여를 받아가죠. 근데 공공기관에는 또 다른 해야할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또 계약직을 뽑고, 기간이 끝나면 내보내죠. 이렇게 하니까 각 기관별로는 재정상태가 좋아지는데, 고용보험은 돈이 샙니다. 실업자가 꾸준히 계속 생기니까. 이걸 계산을 해보니 어차피 일은 계속 있는거, 차라리 정규직 채용해서 사람을 쓰면 각 기관별로는 재정상태가 좀 나빠지겠지만 고용보험을 통틀어 모든 나라살림을 합산해서 보면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게 지출이 더 적다는 결론이 나오더랍니다. (늘어나는 인건비보다 고용이 유지되어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실업급여가 더 많아서) 물론 여기에는 몇가지 제한사항이 붙긴 하지만 정부기관이 고용안정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일반 국민에게 정말 잘 먹히는 홍보효과는 덤!

  이 정책은 사실 현 정부가 아닌 전전 정부 MB시절부터 진행된 정책입니다. 효과가 있긴 했어요. 싱크탱크에서 요청한대로 진행이 안 되어서 생각보다 효과가 적은게 문제였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후 첫 외부일정은 인천국제공항 방문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아닐수도 있어요. 근데 거기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는건 뉴스로 봐서 기억이 납니다. 2년도 더 된 카드를 재난지원금 관련 사업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 꺼내드는건 고용보험 재정확충 (혹은 적자폭 감소) 이외에는 생각할게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정책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면서 지출도 줄일수 있는데 싫어할 이유가 없죠. 문제는 그 놈의 카톡 캡쳐와 암만 봐도 몇가지 지켜져야 할 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감? 이건 좀 지켜봐야겠죠. 사실 지금 온라인으로 터져나오는 불만의 대부분은 이런 우려보다는 작년 여름에 있었던 사건의 연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만… 

 암튼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규칙은 없느니만 못하다. 허술한 규칙은 무임승차자의 방패가 되어준다.  

 덧. 뭐가 아닌지는 트위터에서 말도 안 되는 헛다리 짚고 계신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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