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3. 23. 02:29ㆍ근로자
스타트업 취준생을 위한 회사 고르기 가이드. 뭐 이런 글을 봤다. 근데 암만 생각해도 후배 위하는 선배를 가장한 업체 바이럴이다. 작성자는 그게 바이럴이라는 감각조차 없겠지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직접 굴러본 경험과 같은 시간에 다른 곳에서 굴러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생각하는게 엇비슷 하길래 그 이야기를 정리해본다.
혹시 몰라 미리 말해두자면 보편적으로 이렇다는거다. 세상일은 수학 공식마냥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잡플래닛 4점 이상은 다시 생각해보자
블라인드가 현직자들의 고민상담소라면, 잡플래닛은 퇴사자들이 울분을 토하는 장소다. 그런 잡플래닛에서 4점이 넘는다는건 정말 좋은회사거나, 전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척조차 할 생각이 없거나.
개인적으로 아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4점 이상 스타트업은 리뷰 주작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 부모님중 한 분이 이름을 들어보기라도 한 회사
- IT, 스타트업, 경영파트와 전혀 관련 없는 친구 세 명 이상이 이름을 알고있는 회사
뭐 진짜 알짜배기 꿀 회사일수도 있지. 근데 진짜 그런 스타트업중에 신입 뽑는 회사 못 봄…
1차 면접자리에서 최종합격을 통보하는 회사인가?
직원이 5명 미만이라면 예외. 그정도 규모라면 대표나 이사정도 되는 사람이 OK다 싶은 사람이면 같이 일하는데 크게 문제 없다. 근데 10명 넘어가는 회사에서 고민 없이 대표나 면접관 마음대로 OK를 외친다?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이 크게 없는 회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면 대표 혼자 고민해서 대표 혼자 밀어 붙이거나. 신입이 입사하면서 앞으로의 조직문화에 대해 같이 고민하는 계기가 만들어지면 그나마 다행. 그 과정에도 신입(너)의 멘탈은 가루가 된다!
인사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나 예의가 없는 회사는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기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커진 조직은 초록색 카페의 종이빨대와 다를 바 없다. 30분만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면 30분만 다시 생각해보자.
제품/서비스가 말이 되는가? 실현 가능성이 있는가?
내가 예전부터 생각한건데, 내가 생각한 그대로를 이미지 혹은 텍스트로 전자화 시키는 서비스를 개발했다면 이렇게 열불내며 글을 쓰고 있지 않을것이다. 고급 별장에서 돈 펑펑써가며 우아하게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겠지. 하지만 왜 그러지 못하는가? 기획할 자신은 있지만 그걸 구현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당장은 투자금으로 틀어막는다고 쳐도, 내가 계속 월급을 받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결국 회사가 BM을 구축해서 돈을 벌어야한다. 하지만 BM이 아무리 좋아도 실제 구축할 능력이 안 된다면 돈을 벌 수 없고, 실제 구축 할 능력이 충분해도 BM이 없다면 돈을 벌 수 없다. 적절한 BM을 실제 구현까지 해 낼수 있어야 그 때 돈을 벌 수 있다.
뭐… 근 시일내에 돈을 못벌게 생겼어도 투자자가 바로 돈을 빼지는 않는다. 단, 신규 시장을 선도할 수 있거나 기존 시장을 잡아먹을수 있는 경우에만. 물론 투자자가 블랙말랑카우일수도 있지만서도. 근데 시장 선도든 블랙말랑카우든 이거 알아챌 신입이면 스타트업 취업이 아니라 본인이 사업을 해야할 인재다…
생각보다 신경 안 써도 되는 요소
면접관이 이상한소리를 한다?
> 스타트업에서 면접을 보는데 인사업무'도' 하는 사람이 있는게 아니라 HRM 업무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안정화가 되었거나 망하기 딱 좋거나. 신입을 뽑을 스타트업이라면 첫 면접에 실무자들의 장과 실무자중에 짬좀 찬 사람 한 명 나올것이다. 그 사람들에게서 대기업 면접관 수준의 태도와 질문수준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대신 실무 질문이 신입인 본인이 듣기에도 이상하다면 바로 도망갈 것.
회사 홈페이지가 부실하거나, PR 자료가 너무 없다?
> 요즘세상에 홈페이지가 아예 없으면 그건 다단계이거나 스타트업이라고 불릴수 없는 회사일 확률이 높으니까 도망가는게 맞다. 근데 좀 구리게 생겼다고 도망갈 필요는 없다. 프론트개발자는 뭐했냐고? 돈 벌어다줄 서비스 개발해야죠. 사장님이나 기획자3이 땀 뻘뻘 흘려가며 했겠지. 대신에 주소나 전화번호, 사업자 등록번호가 말도 안되게 틀리는건 위험.
> 그리고 XX일보 소비자대상, 브랜드파워대상 이런거 아무런 의미 없다. 그거 돈내면 해준다. 보도자료? 해당 기업과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하는게 맞을수도 있고 헛짓거리일수도 있다.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음. 생각보다 보도자료 작성하고 기자 아저씨들 컨택하고 지면 상품 팔아먹으려는 대행사들 전화질 받아내는게 생각보다 공수가 많이 드는 일이라는걸 알아두어야 한다. 물론 대충 치려면 대충 칠수야 있음. 돈 주고 서비스 평판이 나빠져서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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